한 장소에만 머무르는 예술은 이제 드물다. 21세기 들어 예술작품은 더 넓은 세계를 만난다. 전시회 하나로 수십 개국을 순회하며 수백만 명의 관객과 만나는 ‘월드 투어형 전시’는 현대 예술계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다. 이와 같은 이동형 전시는 작품의 가치를 전파하고, 문화 간 교류를 활성화하며, 예술을 살아 있는 기록으로 만든다.하지만 그 시작은 생각보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대규모 국제박람회나 국가 간 예술 교류 프로그램은 ‘전시를 통한 문화 외교’의 역할을 자임했다. 그리고 오늘날, 하나의 전시가 대륙을 넘나들며 수많은 관람객의 눈과 마음을 거친 후 세계 예술사의 중요한 기록으로 남는다. 세계를 순회한 전시의 시작 최초의 국제 순회전의 기원은 1851년 런던의 ‘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