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미술 감상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확산된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기술은 미술 전시의 공간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이제 관람자는 ‘그림 앞에 서 있는 관람자’에서 ‘작품 안에 들어가는 체험자’가 되었으며, 이 새로운 방식은 단순한 감상법의 변화를 넘어 예술의 의미와 제작 방식, 전시의 목적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VR은 완전히 가상의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현실을 벗어난 예술적 세계를 구축할 수 있게 한다. 반면 AR은 현실 위에 디지털 정보를 덧입히며 현실과 예술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이 두 기술은 전혀 다른 방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