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우리는 종종 그림 옆에 붙은 작은 팻말을 본다. 그 팻말엔 작가 이름, 제작 연도, 재료, 크기, 그리고 제목이 적혀 있다. 대부분의 관람객은 작가 이름보다도 먼저 제목을 본다. “이게 대체 뭘 말하려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목은 종종 관람자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제목과 그림의 관계가 너무 직접적일 때도 있고, 너무 멀어 괴리감을 줄 때도 있다. 또 어떤 경우는 그 자체로 하나의 ‘수수께끼’가 되기도 한다.그림은 말을 하지 않지만, 제목은 일종의 언어다. 작가들은 왜 굳이 그림에 제목을 붙였을까? 어떤 화가는 작품의 의미를 더욱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제목을 붙이고, 어떤 화가는 오히려 관람자의 해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제목을 모호하게 만든다. 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