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방문하면 작품 자체에 집중합니다. 그림, 조각, 사진. 그 표면을 바라보고 감동하거나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작품을 어떻게 보고, 얼마나 오래 머물며,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는 단지 작품의 내용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전시 설계의 디테일이 작품과 관람객 사이를 매개합니다.전시 디자이너와 큐레이터는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느끼게 만드는' 방법을 설계합니다. 관람자의 걸음, 시선, 정서의 흐름까지 고려한 공간의 구성이 바로 그 장치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너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대부분 무심코 지나치게 마련입니다.이번 글에서는 관람객이 흔히 놓치는 전시회 속 ‘은밀한 장치들’을 조명해 보겠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감상의 질을 결정짓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