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후반 프랑스 미술계에서 인상주의는 회화의 시각적, 철학적 전환을 상징했다. 그러나 그 중심에서 활약한 화가들 가운데, 에드가 드가(1834–1917)와 에두아르 마네(1832–1883)는 엄밀히 말해 ‘정통 인상주의’와는 거리를 두고 있었으며, 오히려 자신만의 방식으로 근대적 회화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험했던 화가들이었다. 두 사람은 동시대를 살았고, 예술적 고민과 화단의 변화를 가까이에서 목격했으며, 때로는 동료로, 때로는 비평의 대상으로 서로를 의식하며 회화를 발전시켰다. 하지만 드가는 극도로 분석적이고 관찰적인 시선을, 마네는 정면성과 개입의 회화를 통해 시대의 긴장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서로 뿌리는 같지만, 미학적 지향은 대조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두 화가의 생애와 시대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