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회에서 작품은 고유한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관람객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는 전시 공간 연출에 크게 좌우됩니다. 작품은 단순히 벽에 걸린 물체가 아니라, 특정한 ‘환경’ 속에서 읽히는 하나의 언어가 됩니다. 공간은 작품의 의미를 강화하거나, 때로는 새로운 맥락을 부여하면서 화가의 세계를 재해석하게 합니다.예를 들어, 정물화를 단순히 밝은 전시장에 전시했을 때와, 실제 정물에 어울리는 소품·배경·빛 연출을 함께 구성했을 때의 관람객 몰입도는 현저히 다릅니다. 공간은 작품의 해석에 새로운 층위를 더하는 ‘번역자’와 같습니다. 색채와 조명의 조합이 만든 새로운 시선전시 공간에서 벽 색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작품의 일부로 작동합니다. 검은색 벽은 색채의 선명함을, 흰색 벽은 명료함과 중립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