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전시회는 주로 회화, 조각, 드로잉과 같은 정적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작품이 벽에 걸려 있고, 관람객은 일정한 동선을 따라 그림을 ‘감상’하는 형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대 미술은 전시에 대한 개념 자체를 근본적으로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전시는 단지 작품을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나의 공간 예술이자 감각적 경험의 장으로 인식됩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설치 기법’은 전시의 가장 중요한 구성 요소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의 단순한 배치와 조명 위주의 연출에서 벗어나, 동시대 화가들은 작품, 공간, 관람객 간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기획하는 설치 기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설치는 더 이상 조형예술가나 미디어아티스트의 전유물이 아니며, 회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들조차도 ..